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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영성 ㅣ 묵상

자기만의 사람을 만드지 마세요.


언젠가 우편물 하나를 받았는데, 그 안에 ‘금가락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게 뭐야?’ 하면서 동봉해 있는 편지를 읽어보니, 저를 아들로 삼고 싶다면서 ‘엄마가 아들에게 물려주는 유품’으로 받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금가락지를 다시 그분께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편지 한 통을 남겼습니다.
‘저는 누구 한 사람의 사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사제입니다. 따라서 저를 아들로 삼고 싶으셔도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자매님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금가락지를 돌려드립니다. 본인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면 좋은 곳에 쓰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자기만의 사제가 되기를 바라는 분이 많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차갑게 대하고 그 자리를 도망칩니다. 그렇게 친한 관계를 만들면 저부터가 사제로 온전히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 주님 곁으로 가시고, 종종 “신부님, 제가 신부님 엄마 해 줄게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고마운 마음이지만 솔직히 자기만의 사제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경계심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모두 한 형제, 자매입니다. 소유하겠다는 마음에서는 불편과 어려움이 가득해질 뿐입니다.
사진설명: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