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의 아주 작은 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한 정육점에 중년을 갓 넘긴 누추한 차림의 부인이 찾아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주인에게 청하였다. “저어, 고기를 조금 얻으려고 왔는데 돈이 없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진 주인에게 부인은 다시 허리를 굽히며 사정하였다. “끼니가 떨어져서 그럽니다. 고기 값을 드릴 형편이 못 되어 정말 미안합니다. 그러나 당신을 위해 미사 참례를 하겠어요. 그러니 고기를 조금만ㆍㆍㆍ”
하지만 주인은 신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그 말이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미사참례로 고기값을 지불해? 대체 말 같은 소릴 해야지... 그러나 그는 면전에서 야박하게 굴 수가 없어 반농담조로 말했다. “그래요, 저를 위해 미사참례를 하고 다시 들르시구려. 미사 값만큼 고기를 드리도록 하지요.”
부인은 곧장 성당으로 가 미사참례를 하고 다시 정육점에 들렀다. 주인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다시 오셨군요. 정말 저를 위해 미사 참례를 하셨나요?” 그러자 부인은 종이쪽지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을 위해 미사참례를 했습니다.” 주인은 살다 보니 별 희한한 일을 다 겪는다고 입속으로 말하며 장난삼아 저울 한쪽에 부인이 내민 종이쪽지를 올려놓고 다른 한쪽에는 아주 작은 고기 뼈를 하나 올려놓았다. 그런데 저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작은 뼈를 내려놓고 작은 고기 한 점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저울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주인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번에는 큰 고기 덩어리를 덥석 올려놓았다. 그러나 저울은 처음 그대로였다. 혹시 저울이 고장 난 것은 아닌가 하고 저울을 자세히 살펴보았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러자 그는 빈정대는 투로 말했다. “착하신 부인, 저울이 꼼짝도 하지 않으니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지요? 큼지막한 양고기 다리라도 통째로 올려놓으라는 건가요?” 그리고는 큰 고기 덩어리 위에 양고기 다리를 겹쳐 올려놓았다. 그러나 저울은 처음처럼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주인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아 부인을 경멸했던 일을 깊이 후회하며 부인에게 정중히 사과 하였다. 그리고 신앙을 가져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부인, 앞으로 부인이 원하시는 만큼의 고기를 매일 선물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침 주인 곁에는 놀러 왔던 한 친구가 있었다. 그는 이 기막힌 광경을 다 지켜보았다. 그 역시 신자가 아니었으나 자신 앞에 벌어진 이 믿지 못할 기적을 보고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였다. 신자가 된 것은 물론, 매일 새벽미사에 참례하였다. 이런 신앙생활을 곁에서 보며 자란 그의 두 아들은 각각 예수회와 예수성심회의 사제가 되었다.
(룩셈부르크 – 벨기에, 독일, 프랑스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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