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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영성 ㅣ 묵상

판단보다는 이해를...


2년 전일까요? 강의 때문에 부산에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KTX 고속열차를 타고서 부산역에 도착한 뒤에, 전철을 타고 강의할 성당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중년의 형제님이 전철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었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인상을 쓸 정도로 큰 목소리로 하는 것입니다. 또 자리에 앉아 있을 때에도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옆의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의 없는 사람으로 보였고, 큰 목소리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시비를 걸지 않을까 싶어서 이분 곁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에 한 임산부가 전철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아이가 임산부의 손을 꽉 쥐고 있었습니다. 저는 속을 생각했지요.
‘저 아저씨는 절대로 자리 양보를 하지 않을 거야.’
저의 예상은 틀렸습니다. 이 중년의 형제님은 얼른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와 놀아주면서 임산부인 엄마가 잠시 동안이라도 쉴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때 이 형제님이 어떻게 보였을까요? 여전히 예의 없는 못된 사람으로 보였을까요?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사랑 많은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어떤 사람도 한 가지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남을 섣부르게 판단하기보다는 남에 대한 이해에 더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설명: 부활하신 예수님과 마리아 막달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