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2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를 읽다가 재미있는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 종이 다른 모든 종의 최상위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은 유연한 언어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동물들도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기는 하지만 인간처럼 유연하게 또 자세하게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100마리 넘는 집단을 동물은 형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인간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의사소통되지 않는 사람은 함께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유연한 언어 중에서도 가장 큰 결속력을 가져오는 것이 ‘뒷담화’라고 말합니다. 뒤에서 남 얘기하는 것은 분명히 나쁘지만, 대규모 협력을 일으키기 위해 큰 역할을 이 뒷담화가 담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의 결속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폭넓게 이루어지게 되었고, 모든 종에서도 가장 최상위 종이 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뒷담화도 무조건 나쁜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인류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행복’의 측면에서는 말의 사용이 중요합니다. 즉, 어떤 뒷담화를 하느냐에 따라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힘 빠지는 뒷담화가 아니라, 힘을 더하는 뒷담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거짓이 아닌 진실의 뒷담화가 되어야 합니다. 미움이 아닌 사랑의 뒷담화가 가득한 우리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려 하는 유대인 지도자들과 마주치신 예수님께서는, 여자를 용서해야 하는가, 용서해서는 안 되는가 하는 곤혹스러운 문제에 부딪히십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율법 준수 여부를 시험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고발은 사랑이 전혀 없는 말이었고, 거짓의 말이었으며, 힘 빠지게 하는 뒷담화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자를 고발한 자들을 아무 말씀 없이 땅에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쓰시는 행동을 하십니다. 침묵 속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죄를 깨닫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향해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하십니다. 자기 자신부터 의로움을 실천할 것을 요구하는 명령이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장면 하나는, 예수님께서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를 쓰고 있을 뿐 그들을 바라보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결국 돌을 던지려고 했던 사람들이 모두 돌아갔고, 그 자리에는 예수님과 간음하다가 붙잡힌 여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여인에게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라고 하십니다.
주님의 말은 힘을 더해주는 말이고, 진실의 말이며, 사랑 가득한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말을 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한 해가 끝날 때, 그 해의 처음보다 더 나아진 자신을 느낄 때이다(톨스토이).
사진설명: 예수님과 간음한 여인(운보 김기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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