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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영성 ㅣ 묵상

2021년 4월 26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


글을 써야 하는데 도무지 써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노트북과 책 몇 권을 들고서 카페를 찾아갑니다. 익숙한 제 방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 가면 써지지 않던 글의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그날도 글이 써지지 않아서 카페를 찾아갔습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가지고 간 노트북과 책을 펼쳐놓는데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친한 신부의 문자였습니다. 다음은 그 신부와의 대화 내용입니다.
“뭐 해?”
“일해.”
“어딘데?”
“카페.”
“일하는 것 아니네. 쉬는 거네.”
글 쓰는 것은 제게 일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페에 앉아 있다는 것을 친한 신부는 노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어디에 있느냐보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를 봐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저 역시도 이런 식으로 섣부르게 바라보고 판단할 때가 많았음을 반성합니다.
사람에게도 또 하느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면서도 이러쿵저러쿵 많은 말을 하는 우리였습니다. 그 판단이 맞을 때도 있겠지만, 틀릴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좀 더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목자는 양들을 따라가기보다 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양들이 헤매게 두지 않고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모읍니다. 착한 목자이신 주님께서는 이런 모습으로 양들인 우리를 인도하고 안전한 곳으로 이끌어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착한 목자의 역할을 가장 성실하게 이행하십니다. 그렇다면 양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실하게 착한 목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목자를 따라서 우리 역시 성실히 주님을 따르는 착한 양이 되어야 합니다. 양들은 자기들 목자의 소리만 들을 뿐 낯선 이의 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목자이신 주님만을 바라보는 것이 겸손입니다. 판단하고 단죄하는 역할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주님을 바라보면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주님의 뜻을 따라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이런 역할에 충실한 이에게만 주님께서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진정한 사랑은 우리에게 우리의 생활 방식, 판단 기준, 우리 선택의 가치들을 되돌아볼 것을 요구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설명: 착한 목자이신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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