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순시기에 어느 본당으로 사순 특강을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성당에서 선배 신부님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 잠시 공부를 하면서 이 본당에 기거하고 있는데, 저 온다는 말을 듣고서 사제관에서 내려왔다고 하십니다. 거의 30년 만에 만난 것입니다.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선배 신부님께서 이런 질문을 제게 하시는 것입니다.
“네가 예림반이었지? 그림도 잘 그리고 시도 잘 썼던 것 같아.”
예림반은 신학교에 있는 서영화반 동아리 이름입니다. 그런데 선배 신부님의 잘못된 기억이었습니다. 저는 그림을 못 그려서 그림 그리는 동아리 근처에는 가 본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글도 그때에는 잘 못 써서 ‘시’를 쓸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아니라고 했더니, “아닌데…. 분명히 맞는데….”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당사자인 저는 아니라고 하고, 제3자가 맞다고 하는 것이지요. 누가 맞을까요?
남의 기억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의 시선에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을 성실히 그리고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면 그만입니다. 주님께서는 늘 제대로 기억해 주시니까요.
사진설명: 성모성월을 맞이해서 장미를 성지에 봉헌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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