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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영성 ㅣ 묵상

2021년 4월 8일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예수님께서는 늘 사랑에 대해 말씀을 하셨습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말 다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는 어느 자매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분명히 상대방이 자신에게 잘못했는데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자니 자기가 먼저 상대에게 사과를 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진짜로 사과해야 하는지에 대해 주님께 계속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기도 중에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었답니다.

“사과는 잘못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성숙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성숙한 사람이 늘 사과를 먼저 했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볼 수가 없어서 세상의 기준에 맞춘 잘잘못만 따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당연히 사과를 먼저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는 사과는 누가 하는 것일까요?

여러분은 주님의 사랑을 따르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주님의 사랑에 거리를 두는 사람인가요?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묵상해보았으면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면서 나타나셨습니다. 세상의 관점으로 봤을 때, 제자들이 보여줬던 모습을 보면 예수님께서 먼저 그들에게 화를 내셔야만 했습니다.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고, 자신들도 십자가 죽임을 당할까 봐 도망치고 숨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잘못한 것을 책망하기보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하시면서, 사랑의 하느님을 다시금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계속 의심에서 벗어나지를 못하자, 자신의 손과 발을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이것으로도 믿지 못하자, 구운 물고기를 그들 앞에서 잡수시기도 합니다.

굳이 당신이 증명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믿음이 없고 의심하기만 하는 제자들에게 큰 벌을 내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사랑은 너무나 큰 사랑이고 성숙된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상 기준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닌, 오히려 평화를 빌어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바로 사랑입니다. 어떤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고, 어떤 잘잘못에서도 용서할 수 있는 사랑이고, 죄에 대해 내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품으로 안아주는 사랑이었습니다. 이 사랑의 증인이 우리의 삶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으로 주님을 증거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헌신이야말로 사랑의 연습이다. 헌신으로 사랑은 자란다(루이스 스티븐슨).


사진설명: "평화가 너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