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외 성지순례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보름 동안의 해외성지 순례였기에 준비할 것이 많았고 또 가방의 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집트 순례를 마치고 육로로 이스라엘을 들어가는 중이었습니다. 입국 심사를 하는 사람이 갑자기 제 가방을 열라는 것입니다. 난감했습니다. 이집트 순례를 하면서 입었던 속옷이 검은 비닐봉지 안에 담겨 있었고, 그날 새벽 시나이산에 다녀온 뒤라 급하게 짐을 싸서 가방 안이 너무 지저분했던 것입니다. 검색원은 검은 봉지 안의 속옷까지 일일이 쏟아내면서 살펴보았습니다.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때 다짐을 했습니다. 여행 짐을 늘 잘 정리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20년 동안 가방 하나만큼은 잘 정리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훗날 이 세상 삶을 마치고 주님 앞에 가게 되면 우리의 모든 죄가 환하게 드러난다고 합니다. 그때 어떨까요? 너무 부끄러울 것만 같습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용서를 받겠지만, 나 자신이 부끄러워서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실제로 유다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주님께서는 유다의 죄도 용서하셨지만, 스스로 용서하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습니까?
이 세상 삶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원한 생명이 보장된 그 나라에서 잘 살아갈 방안을 지금부터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내 마음의 짐을 깨끗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죄로 지저분한 내 마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영원한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모시면서 지금을 주님 뜻에 맞게 잘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다 듣고도 또 다른 기적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군중은 아직도 믿음이 모자랍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계속해서 가르치십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신 빵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심을 밝히며, 군중의 덧없는 생각을 빵과 포도주에서 서서히 당신의 참된 몸과 피로 돌릴 기회를 찾아내십니다.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신 그분은 우리의 유일한 생필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이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와 생명을 주는 유일한 참된 빵이시며, 만나는 예시였을 뿐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빵을 모시는 이만이 새롭게 되고 계속해서 잘 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생명의 빵이신 주님과 함께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앞서 말씀드렸듯이 내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합니다. 주님 앞에서 부끄러워서 고개조차 들어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앞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으려면 마음의 정리가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
오늘의 명언: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일어나 옳은 일을 하려 할 때, 고집스러운 희망이 시작된다. 새벽은 올 것이다. 기다리고 보고 일하라. 포기하지 말라(앤 라모트).
사진설명: 생명의 빵이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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